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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맛집 블로거의 음악 리뷰
ZARD는 맛집처럼 리뷰하면 안 되는 거였다
도쿄 맛집에 점수 매기던 버릇으로 ZARD 대표곡 일곱 곡에 점수를 매겨 보려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했다. 다 9점이 넘는다. 데뷔 35주년, 오늘 밤에도 오사카에서는 그녀의 목소리로 공연이 열린다.
도쿄 맛집에 점수 매기던 버릇으로 ZARD 대표곡 일곱 곡에 점수를 매겨 보려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했다. 다 9점이 넘는다. 데뷔 35주년, 오늘 밤에도 오사카에서는 그녀의 목소리로 공연이 열린다.
ZARD는 1991년 「Good-bye My Loneliness」로 데뷔했다. 1993년 「負けないで」는 165만 장, 1999년 베스트 앨범은 3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그런데 정작 공연은 손에 꼽을 만큼만 했다.
보컬 사카이 이즈미는 2007년 5월 27일, 마흔 살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35주년인 2026년 10월, 그녀의 목소리와 영상, 그리고 라이브 밴드로 만드는 어쿠스틱 공연이 오사카와 도쿄에서 열린다. 맛집 블로거 zoozve가 일곱 곡을 골라 한 그릇씩 점수를 매겼다.
- 데뷔
- 1991. 2. 10 「Good-bye My Loneliness」
- 보컬·작사
- 사카이 이즈미 (1967–2007)
- 최대 히트
- 「負けないで」 1993 · 약 165만 장
- 가장 많이 팔린 앨범
- 『ZARD BEST ~軌跡~』 1999 · 약 303만 장
- 한국에서 유명한 곡
- 「マイ フレンド」 (슬램덩크) · 「運命のルーレット廻して」 (코난)
- 살아서 한 투어
- 2004 「What a beautiful moment Tour」 11회
- 지금
- 35주년 어쿠스틱 라이브 · 오사카 10. 15–16 / 도쿄 10. 26–28
판매량은 오리콘 집계 기준 대략의 숫자.
일단 목소리가 반칙이다.
zoozve는 원래 맛집 블로거다. 먹고, 점수 매기고, 또 먹는다. 그런데 음악 이야기를 써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거절할 방법을 찾다가 못 찾아서, 할 줄 아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 ZARD 대표곡 일곱 곡. 한 곡을 한 그릇처럼.
선정 기준은 이렇다.
1. 한국 사람이 한 번이라도 들어 봤을 법한 곡
2. 공식 채널에 영상이 있어서 지금 바로 들을 수 있는 곡
3. 노래방 가면 누군가는 꼭 부르는 곡
4. 그냥 zoozve가 좋아하는 곡 (사실 이게 제일 큼)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다 9점이 넘는다.
점수를 매기는 의미가 없어짐. 그래도 썼다. 업무니까. ㅎㅎ

밴드인 줄 알았는데 한 사람이었다
ZARD는 밴드 이름처럼 생겼다. 실제로 데뷔 초에는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멤버 이름이 앨범에 올라가 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ZARD였던 사람은 딱 한 명. 보컬 사카이 이즈미(坂井泉水).
1967년 2월 6일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가마치 사치코. 노래는 오다 데쓰로, 구리바야시 세이이치로 같은 작곡가들이 만들었지만 노랫말은 전부 그녀가 썼다. 밑줄 쫙. 이게 나중에 중요해진다.
90년대 초 일본은 ‘비잉 붐’이라고 불리던 시절이다. B'z, WANDS, DEEN, 오오구로 마키 같은 이름이 차트를 휩쓸었다. ZARD는 그 한가운데에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TV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공연도 거의 안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노래로만 알았다.
얼굴은 CD 재킷 사진으로만.
목소리는 라디오와 이어폰으로만.
이게 신비주의 마케팅이었는지 그냥 성격이었는지는 지금도 말이 갈린다. 다만 결과적으로 ZARD의 노래는 ‘누가 부르는 노래’보다 ‘내가 듣는 노래’가 됐다. 이 차이가 크다.
Good-bye My Loneliness (1991)
데뷔곡. 1991년 2월 10일 발매. 오리콘 9위, 20만 장 넘게 팔림.
데뷔곡이 이렇게 어른스러워도 되나 싶다. 지금 들으면 신스 소리가 확실히 90년대인데, 그 위에 얹힌 목소리는 이상하게 하나도 안 늙었다.
한국에는 ‘안녕 나의 외로움이여’라는 번역 제목으로 꽤 알려져 있다. 유튜브 댓글에 한국어가 유난히 많은 곡 중 하나.
추천 청취법: 밤 11시 이후. 버스 창가. 이어폰.
9.2/10
負けないで (1993)
한 그릇 더.
아니, 곱빼기로.
1993년 1월 27일 발매. 오리콘 1위, 약 165만 장. ZARD 최대 히트곡이고 일본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노래다. 1994년 봄 고시엔(센바츠) 입장 행진곡으로 쓰였고, 그 뒤로 운동회, 마라톤, 수험생 응원가로 30년 넘게 불리고 있다. 2014년에는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까지 실렸다고. 헉.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면 ‘지지 마’. 근데 이 노래가 대단한 건 ‘힘내!’라고 소리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옆에서 조용히, 근데 끝까지 같이 뛰어 주는 느낌.
가만히 듣고 있으면 운동장 트랙이 펼쳐진다. 반 친구들이 뛰어가고, 응원석 스피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꼴찌로 들어오는 애한테 제일 큰 박수가 쏟아진다. 4분 남짓, 듣는 동안만큼은 나도 완주한 사람이 된다.
회사 다니면서 이 노래 들으면 좀 울컥함.
한 가지 팁. 이 곡은 1절보다 후렴이 두 번째 돌아올 때가 진짜다. 그때 볼륨 올리세요.
10/10
揺れる想い (1993)
「負けないで」가 나오고 넉 달도 안 돼서 이게 나왔다. 1993년 5월 19일. 또 1위. 약 140만 장.
포카리스웨트 광고 노래였다. 그래서인지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목이 마르고 바다가 보인다. 여름 초입의 파란색 같은 곡.
개인적으로 ZARD 곡 중에 ‘가장 ZARD 같은’ 곡을 하나만 고르라면 이거다. 밝은데 쓸쓸하고, 쓸쓸한데 앞으로 간다.
같은 해 4월에 나온 「君がいない」도 80만 장. 그러니까 1993년 상반기에만 300만 장이 넘는 싱글이 한 사람 목소리로 팔린 거다.
크
이 해 ZARD는 그냥 일본의 배경음악이었음.
9.7/10
マイ フレンド (1996)
한국 사람한테 ZARD 하면 이 곡이다. 『슬램덩크』 엔딩.
근데 재미있는 건, 우리 대부분은 이 노래를 TV에서 처음 듣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 방송판은 우리말 주제가로 바뀌어 나갔으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중에야 인터넷에서 원곡을 찾아 듣고 ‘아 이게 원래 엔딩이었구나’ 하고 한 번 더 반했다. zoozve도 그중 한 명.
1996년 1월 8일 발매, 약 100만 장.
그 후로 30년.
강백호랑 서태웅은 아직 고등학생인데
우리는 아저씨 아줌마가 됐다.
ㅠ
그래도 이 노래 첫 소절이 나오면 여전히 체육관 바닥 냄새가 난다. 재방문 의사 100%.
9.9/10
心を開いて (1996)
「マイ フレンド」 넉 달 뒤인 1996년 5월 6일. 첫 주 1위, 약 75만 장.
이 곡은 들어 본 사람이 생각보다 적다. 단골만 아는 메뉴 같은 곡. 근데 공식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럴 수가 없다.
돌담 골목에 기대 눈을 감고 햇빛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거의 이 노래의 전부다. 화려한 연출이 하나도 없다. 그냥 골목, 햇빛, 사람.
간이 심심한데 자꾸 손이 간다.
제목이 ‘마음을 열고’. 가사를 다 몰라도 제목만 알면 충분하다.
9.6/10
Don't you see! (1997)
『드래곤볼 GT』 엔딩. 1997년 1월 6일 발매, 첫 주 1위, 약 60만 장.
ZARD 곡 중에 가장 ‘밴드’ 소리가 나는 곡이다. 기타가 앞으로 나오고 목소리가 그 위를 달린다. 발라드만 생각하고 들으면 깜짝 놀람.
그리고 같은 해 4월에 나온 베스트 앨범 『ZARD BLEND ~SUN&STONE~』이 약 200만 장. 1999년 『ZARD BEST The Single Collection ~軌跡~』은 약 303만 장.
잠깐 정리하면,
싱글로 100만,
앨범으로 200만, 300만.
근데 공연은 거의 안 함.
이게 말이 되나 싶다. 말이 된다. ZARD니까.
9.4/10
運命のルーレット廻して (1998)
『명탐정 코난』 오프닝. 1998년 9월 17일 발매, 오리콘 1위.
제목은 ‘운명의 룰렛을 돌려’. 코난을 본 사람이라면 전주만 들어도 머릿속에서 그 실루엣이 걸어 나온다.
이 곡은 공식 채널에 뮤직비디오가 없다. 그래서 여기 영상은 못 붙였다. 아쉽다 진짜. 음원 사이트에서 찾아 들으시길.
ZARD의 90년대를 닫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負けないで」의 ‘달려’가 「運命のルーレット廻して」에서는 ‘돌려’가 됐다. 5년 사이에 조금 더 어른이 된 느낌.
9.5/10
공연을 안 한 가수의 공연 이야기
ZARD의 라이브는 정말로 드물었다.
1991년 11월 3일 처음 무대에 섰다. 도카이대학 누마즈 캠퍼스 축제.
1992년 투어를 잡았는데 직전에 취소됐다.
1999년 8월 31일 크루즈선 ‘퍼시픽 비너스’ 선상 라이브. 베스트 앨범 구매자 중에서 뽑힌 약 600명만 들어갔다.
2004년 3월~7월 「What a beautiful moment Tour」. 오사카에서 시작해 부도칸에서 끝난 11회 공연. 이게 그녀가 살아서 한 마지막 투어가 됐다.
13년 동안 수천만 장을 팔고 투어는 사실상 한 번.
그래서 2004년 그 11번의 공연에 갔던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비슷한 말을 한다.
정말로 있는 사람이었구나.
5월 27일
사카이 이즈미는 2007년 5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마흔 살이었다. 병으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여기서는 길게 쓰지 않으려 한다.
다만 그 뒤에 일어난 일은 적어 두고 싶다. 같은 해 9월 오사카와 부도칸에서 추모 공연 「What a beautiful memory」가 열렸고, 그녀의 영상과 녹음된 목소리에 맞춰 밴드가 연주했다. 그 공연은 이름을 조금씩 바꿔 가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위에 붙인 「マイ フレンド」 「Don't you see!」 영상이 다 그 공연들이다.
노래하는 사람은 없는데 노래는 계속된다.
그게 가능한 건 아마 노랫말을 전부 그녀가 썼기 때문일 거다. 남이 써 준 말이 아니라 자기 말이었으니까. 그래서 지금 들어도 ‘커버’가 아니라 ‘그 사람’이 들린다.
35주년, 그리고 오늘 밤 오사카
2026년은 데뷔 35주년이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10월 16일) 밤, 빌보드 라이브 오사카에서 「ZARD Acoustic Live 2026 ~Especial moment~」 둘째 날 공연이 열린다.

형식은 이렇다. 사카이 이즈미의 보컬과 영상, 그리고 라이브 밴드가 ZARD 곡을 어쿠스틱 편곡으로 들려준다. 올해는 ZARD 녹음에 여러 번 참여했던 피아니스트 오노즈카 아키라(전 DIMENSION)가 게스트로 합류. 하루 두 번 공연하고, 회차마다 관객이 완전히 바뀐다.
빌보드 라이브는 밥 먹으면서 공연 보는 곳이다.
그러니까 이건 맛집 블로거가 리뷰해도 되는 공연인 거다. ㅎㅎ
도쿄 공연은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빌보드 라이브 도쿄. 마침 그 주에 도쿄 가는 분들, 메모해 두세요.

올해는 다른 소식도 많았다. 2월에는 『Golden Best』가 35주년 기념 LP로 다시 나왔고, 7월에는 35주년 기념 공연 「What a beautiful memory ~forever moment~」가 블루레이와 DVD로 나왔다.
LP는 솔직히 좀 갖고 싶다. 턴테이블은 없음.
재킷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ZARD는 ‘옆모습’이 많은 가수다. 정면으로 카메라를 보는 사진이 의외로 적다. 이것도 이 사람답다는 생각.

곁들임 반찬 (몰라도 되는데 알면 더 맛있는 이야기)
1. ZARD의 모든 곡 노랫말은 사카이 이즈미가 직접 썼다. 후기 곡은 상당수를 오노 아이카가 작곡했다.
2. 「負けないで」 작곡자 오다 데쓰로는 그 자신도 가수다. 같은 시기 「いつまでも変わらぬ愛を」로 밀리언셀러를 냈다.
3. 1992년 「HOLD ME」부터 1999년 베스트까지, 오리지널과 베스트 앨범이 아홉 장 연속 100만 장을 넘겼다.
4. 오리콘 집계로 ZARD의 CD 판매량은 약 3,780만 장. 공연은 거의 안 하고.
5. 데뷔 첫 라이브는 대학 축제였다. 그것도 데뷔하고 9개월 뒤.
6. 1999년 선상 라이브 공연은 나중에 라이브 앨범 『ZARD Cruising & Live』로 나왔다.
7. 2004년 투어 이름은 「What a beautiful moment」. 그녀가 떠난 뒤의 추모 공연 이름은 「What a beautiful memory」. moment가 memory가 됐다. 이건 좀… 아아.
8. 2006년 15주년 베스트 『Golden Best』도 약 94만 장이 팔렸다. 올해 2월 나온 35주년 LP가 바로 그 『Golden Best』다.
그래서 점수는
맛집은 다시 가면 맛이 변하기도 한다. 사장님이 바뀌기도 하고, 문을 닫기도 한다.
ZARD는 안 변한다.
1993년에 들어도, 2026년에 들어도, 아마 2050년에 들어도 「負けないで」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로 ‘지지 마’라고 한다.
지지 마,
라고 말해 주던 목소리가
아직도 지지 않았다.
10/10
잘 먹었습니다.
zoozve
ZARD 처음 듣는 분께 zoozve가 권하는 순서
- 아는 노래부터: 「マイ フレンド」 → 「運命のルーレット廻して」
- 그다음 대표곡: 「負けないで」 → 「揺れる想い」
- 마음에 들었다면: 「心を開いて」 → 「Good-bye My Loneliness」
- 한 장으로 듣고 싶다면: 『Golden Best ~15th Anniversary~』
- 10월 26~28일 도쿄에 있다면: 빌보드 라이브 도쿄 어쿠스틱 공연 (예매는 공식 사이트에서)
참고 자료
WEZARD (ZARD 공식 사이트), 「ZARD Acoustic Live 2026 ~Especial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