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공연장에서
‘SEOUL’이라고 쓰고 인천과 고양으로 간다
일본 밴드의 투어 포스터에는 늘 ‘SEOUL’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이번 가을 Vaundy는 인천에서, back number는 고양에서 공연했다. 포스터의 한 단어와 실제 지도 사이, 한국 팬이 건너야 하는 거리에 대해.
일본 밴드의 투어 포스터에는 늘 ‘SEOUL’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이번 가을 Vaundy는 인천에서, back number는 고양에서 공연했다. 포스터의 한 단어와 실제 지도 사이, 한국 팬이 건너야 하는 거리에 대해.
9월 둘째 주말 back number는 고양 킨텍스에서, 셋째 주말 Vaundy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공연했다. 두 투어의 공식 일정표에는 모두 ‘SEOUL’이라고 적혀 있다.
틀린 표기는 아니다. 해외에서 보면 수도권은 서울이다. 다만 공연이 끝난 밤, 집에 가는 길은 그 한 단어보다 훨씬 길다.
- back number
- 9. 12~13 · 고양 킨텍스 9홀
- Vaundy
- 9. 19~20 ·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두 공연 모두 공식 일정표에는 SEOUL로 적혀 있다.
도시 이름은 하나, 공연장은 여럿
Vaundy의 「HORO」 투어 포스터에는 TOKYO, SEOUL, HONG KONG이 나란히 적혀 있다. 도쿄 공연장은 사실 지바현의 마쿠하리 멧세다. 일본 팬에게 그건 별일이 아니다. 지바에서 열려도 다들 도쿄 공연이라고 부른다.
한국도 비슷하다. 만 명 넘게 들어가는 실내 공연장은 서울 안에 많지 않다. 그래서 큰 해외 공연은 자꾸 서울 밖으로 나간다.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아레나, 고양의 킨텍스 같은 곳이다.
앙코르 다음의 시간표
공연장에 가는 길은 설렌다. 문제는 돌아오는 길이다. 마지막 곡이 끝나면 수천 명이 한꺼번에 같은 정류장과 같은 역으로 걸어간다. 앙코르를 끝까지 볼지, 막차를 탈지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이 거리가 어떤 건지 안다.
포스터의 한 단어와 실제 지도 사이에는, 생각보다 긴 밤길이 있다.
그래서 도쿄라이너는 이렇게 적기로 했다
도쿄라이너의 아티스트 페이지에는 ‘한국 도장’이라는 칸이 있다. 내한 기록을 남기는 곳이다. 여기에는 공식 표기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실제 도시와 공연장 이름을 함께 적는다. ‘SEOUL’이 아니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고양 킨텍스’처럼.
작은 차이지만 표를 사기 전에 그 한 줄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음에 이 아티스트가 다시 올 때, 우리가 지난번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다.
참고 자료